건축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오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이젠 온전하게 공간을 누리면서 일상을 살아가면 된다. 보통 건축이나 공간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 차라지 못한 채 삶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아는 사람과 그냥 스치듯 안녕하는 사람은 행동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흥미롭게도 건축은 시각적인 것으로 먼저 파악한 뒤에 피부로 분위기를 흐느낄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감지 못할 뿐 몸은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촬영하는 입장에서도 건축의 유희를 발견하고 표현될 수 있도록 현장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선과 면으로 이어지는 묘사와 공기의 느낌 그리고 색온도에 따른 감성은 우리 생각을 전환하기도 하고 태도를 변화한다. 따라서 건축은 사람 곁에서 그 존재를 늘 함께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촬영에 임했던 현장이 충북 증평에 위치한 스테이 '정연하다'였다.


앞으로 넓게 뻗은 내부 공간과 호수의 풍경을 끌어오기에 충분한 외부 공간의 첫인상은 어쩌면 잊고 살고 있었던 평온한 정서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며 그것을 풀어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것이 만약 현대인이 겪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건축과 공간이라는 주제 안에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쉼의 의미는 그리 단순하지 않지만 표현할 수 없는 형용사로 권하고 싶다. 잠시 쉬었다 가도 된다고.

평온한 정서를 되찾을 수 있는 공간. 증평 정연하다

Use

근린생활시설, 숙소공간

Location

충청북도 증평군

Text

김진철


Photos

김진철


Architecture

카바 어쏘시에이트


Reservation. orderly.co.kr

Details


증평 정연하다는 가로 형태로 길게 뻗은 설계 안에서 머무르는 사람에 알맞게 공간을 나눈 것이 특징이다. 어느 공간에서도 외부의 빛을 스며들며, 사계절 내내 바깥의 풍경 변화와 교감할 수 있다. 미색 드라이비트로 외장을 선택했고 지붕은 알루미늄 징크를 활용해 입면을 단순하게 표현했다. 주변 풍경까지도 건축물 안으로 끌어오는 넓은 범위의 건축을 실현했다고 생각한다.
계절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건축물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사계절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하나의 공간일지라도 네 개의 변화를 바라볼 수 있으니 어떤 빛으로 건축을 마주하는지는 중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증평 정연하다는 운이 좋게도 사계절의 변화를 기록할 수 있었다.
원하는 만큼 머무를 수 있는 숙소 공간으로 설계했고 누구나 방문하여 건축 공간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깔끔하면서 쓰임새 있는 오브제들을 공간 곳곳에 배치하여 동선의 효율성을 표현하기도 했고, 내부 어디에서든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점도 정연하다가 갖고 있는 특징이다. 침실은 총 세 곳이 마련되어 있고 항상 온수로 운용되는 수영장에서는 푸른 호수와 산을 마주할 수 있어서 머무는 시간 내내 평온의 감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내 손을 벗어나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정연하다가 기록될지 몹시 궁금해졌다. 아마 당신은 처음 듣는 증평이라는 곳에서 오늘 하루 가지런하게 공간을 경험할 것이다.


∞ 증평 정연하다 예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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