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는 어디까지 예상을 했을까? 아무것도 없던 대지 위에 건축물이 생겨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고 지구에 흔적을 남기는 작업이다. 보통 땅의 모습과 방향 그리고 주변 풍광에 의해서 설계를 하지만 아마 소리에 의한 조화로움까지 생각해서 설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처음 수림재를 마주했을 때 느꼈던 감정과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건축 위를 돌아다니는 새들과 냇가에 물이 흐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계곡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의 소리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비로소 자연 속으로 들어왔음을 일깨운다. 이곳은 오늘 내가 하루 동안 머물 공간이며 집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경험이란 것은 새로운 에너지가 되어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된다. 가평 수림재에서의 며칠은 나에게 싱그러운 삶의 활력소가 됐었다.


돌과 물은 세상 속 흔한 소재이기 때문에 자연이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인식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고즈넉한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주변의 자연들로 인해 영감을 받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 역시도 자연의 일부분임을 인식하는 순간, 겸손을 배우고 따뜻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수림재를 촬영하는 내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할 수 있었던 흥미로운 현장이었다.


이 멋진 건축과 공간을 소개하고 싶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장소가 될 수 있기에.

고즈넉한 자연의 소리, 오늘 나의 집 가평 수림재

Use

근린생활시설, 숙소공간

Location

경기도 가평군

Text

김진철


Photos|Film

김진철


Architecture

Studio CNE (건축과환경)


Reservation. instagram.com/sulimjae

Details


가평 수림재는 노출 콘크리트 면에 무늬를 넣어 자재가 풍기는 강인한 인상을 그대로 보여주며 자연과 동화되어 아름다운 모습을 선사한다. 주변의 초록색은 어떤 환경에서든 주인공이 되는 피사체를 빛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수림재는 이러한 입면을 통해서 방문할 여행자들에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주고 있다.
새벽부터 밤까지 어이진 촬영은 빛으로 인한 건축물의 변화를 관찰하기에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다. 사선으로 들어오는 빛은 건축물과 강한 대비를 일으켜 좋은 장면을 만들어낸다. 땅 위에 건축이 시도된 이상 인간이 만들었다고 해도 자연으로 본다면 아름다움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 공간 곳곳에 우디한 분위기의 자재를 함께 사용하여 따뜻한 느낌이 풍겨지도록 연출했다. 기하학적인 주방 콘셉트과 침실 그리고 외부로 연결된 통로는 건축적 흥미로움이 생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실제 숙소 공간으로 사용되기에 여행자들의 시선에서 공간의 모습이 디자인됐고 프라이빗 한 여행을 보낼 수 있도록 공유 공간과 개인 공간을 나눠 놓은 것이 특징이다. 수림재에서는 두 개의 단독 공간을 만날 볼 수 있으며 서로 다른 공간 배치로 건축의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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