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했던 그날의 기억을 회상해 본다. 경주와는 유독 인연이 깊다. 인연이 깊다는 뜻은 경주에서 많은 건축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했다는 것과 연결된다. 황리단길에 위치한 한옥스테이 유화 또한 경주에서 진행한 공간 사진을 촬영하는 일이었다. 스튜디오부터 경주까지는 고속도로를 타고 3시간 남짓 가야 할 만날 수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늘 해가 뜨기 전에 출발하여 현장으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일출을 감상하곤 한다.


경주 한옥스테이 유화 촬영도 어김없이 그런 날에 촬영을 임했던 현장이다. 공간 앞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건축주와 만남을 갖고 건축의 이야기를 듣는다. 유화는 1970년대에 건축된 전통 한옥으로 지금의 주인이 매입하여 일반인에게 공유할 수 있는 숙소 형태로 변신한 건축 재생의 예시이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70년대의 한옥을 매우 잘 보존하면서 현대 시선에 알맞게 내부 공간을 창조했다는 것에 있다. 촬영을 하면서 한옥의 나무를 만져보기도 하고 향을 맡아가며 한옥 그 자체를 느껴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잘 관리되어 있는 나무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해지고 견고해지기 때문에 오늘날 한옥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화는 두 개의 개별 공간에서 게스트들이 머무를 수 있고 마당으로 뻗은 넓은 창이 한옥이 가지고 있는 개방감을 돋보이게 해준다. 마당의 존재는 한옥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며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한옥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 외부 모습과 건축주의 감각이 돋보이는 내부 공간이 만나 경주에서의 추억과 기억이 오랫동안 스며들 것 같다. 그것이 머물러 더 아름다운 곳, 유화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머물러서 더 아름다운 곳. 경주 한옥스테이 유화

Use

한옥스테이, 펜션

Location

경상북도 경주시

Text

김진철


Photos

김진철


Architecture

양지 건축사사무소


Reservation. @yuhwa_stay

Details


한옥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일정한 규칙을 찾을 수 있다. 기둥과 처마의 모양 그리고 그것을 잇는 보. 자재들의 특성을 찾아 하나씩 살펴보면 한옥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경주 한옥스테이 유화의 모습에서도 그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장면 곳곳에서 오래된 한옥의 모습을 보존하고자 했던 흔적들을 만날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다.
살며시 스며든 빛은 처마 끝에 걸려 더욱 부드럽게 반응한다. 한옥의 진정한 건축적 재미는 마당을 즐기는 것이지 않을까? 마당이란 존재가 조망하거나 바라보는 대상으로 변하고 있는 시점이지만 한옥의 묘미는 그런 마당을 직접 밟고 뛰고, 향유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순광에서는 한옥의 골조를 뚜렷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호스트가 준비한 조명을 켜면 한옥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공간 내에 표현되어 편안한 감정이 들었다. 과하지 않게 오브제를 보여주는 것은 그대로 한옥을 닮아 있는 듯했다. 하루 정도 머물면 나는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사진 촬영을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가 저물어 태양빛은 사라지고 인간이 만든 조명이 밝아오면 한옥은 그 모습을 더욱 짙게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트에 글귀를 쓰기도 하고 미뤄뒀던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의 흐름을 건네줬던 것 같다. 그 느낌, 이 감정이 사진을 통해서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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